일본 근대화 시기 나가사키 항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외국인 거류지를 공원으로 조성한 곳. 일본어로는 구라바엔이라고 하는데 글로버에 정원을 뜻하는 園을 붙인 것. 글로버가 지내던 저택과 정원 만이 아니라 링거, 워커 등의 저택이 있고 나가사키 시내에 있던 건물 몇채도 이곳으로 이설되어 글로버 가든을 이루고 있다.
오우라 천주당 주변에 제1게이트가 있고, 엘리베이터 주변에 있는 제2게이트를 통해서도 입장 가능. 제2게이트 매표소는 카드 결제가 불가하다. 제1게이트는 언덕 아래쪽에 있어서 이쪽으로 입장할 경우 언덕을 오르면서 이곳저곳 둘러보게 되는데, 내부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편하게 다닐 수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인 나비부인이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이곳에 푸치니와 일본인 소프라노 미우라 타마키의 상도 있다.
주기적으로 야간 개장도 하고 있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개원 50주년 이벤트로 프로젝션 매핑도 하고 있었다.
글로버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나가사키 개항 당시 일본으로 찾아온 무역상으로 일본의 조선업, 광산업 등에 도움을 주고, 사쓰마 번, 초슈 번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메이지 유신에 기여를 한 인물. 그러나 이 대금을 받지 못하여 파산을 한 적도 있고 그 아들 대에 이르러서는 글로버 저택을 반강제로 미쓰비시에 매각(당시 일본은 전쟁을 준비하면서 최대 규모의 전함인 야마토급 전함의 2번함 무사시를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극비리에 건조하고 있었는데 글로버저택은 이 나가사키 조선소를 바로 볼 수 있는 위치) 하는 등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나가사키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이곳을 방문하자.
100년도 더 된 일양 절충식 주택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방문가치가 있다.
그러나 백미는 해질녘 쯤인데, 전망이 아주 근사하고 주택에 조명이 하나둘씩 들어와 드라마의 한 장면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넋놓고 있으면 내가 마치 위대한 개츠비가 된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